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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도 아름답게 준비한다 ‘웰빙 장례 디자이너’의 세계

30땰 2025. 5. 6. 15:25

오늘은 죽음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직업, ‘웰빙 장례 디자이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장례라는 단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무겁고 슬픈 감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누군가의 삶이 끝났다는 사실을 마주해야 하는 자리이기에, 자연스럽게 고통과 상실, 그리고 눈물이 수반되는 것이 장례의 일반적인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삶의 끝자락조차도 아름답고 의미 있게 마무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생겨나면서, 장례 문화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직업이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웰빙 장례 디자이너’입니다.

이 직업은 전통적인 장례 방식에서 벗어나, 고인의 삶과 성향, 그리고 유족의 감정까지 고려한 맞춤형 장례를 기획하는 사람들입니다. 단순히 예식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고인을 추억하고 그 삶을 기리는 전 과정을 디자인하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례를 ‘마지막 이별의 예술’로 재정의하며, 고통과 슬픔뿐 아니라 감사와 회상을 담은 방식으로 승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죽음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웰다잉’이라는 개념도 대중화되고 있고, 자신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마무리할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기존 장례업계의 틀을 넘어서, 인간적인 접근과 창의적인 기획력을 갖춘 전문가들이 필요해졌고, 그 결과 ‘웰빙 장례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직업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웰빙 장례 디자이너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그들이 준비하고 진행하는 장례는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이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과 역량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이 결코 무겁고 두려운 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웰빙 장례 디자이너의 사례를 통해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죽음도 아름답게 준비한다 ‘웰빙 장례 디자이너’의 세계
죽음도 아름답게 준비한다 ‘웰빙 장례 디자이너’의 세계

1. 웰빙 장례 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할까?

웰빙 장례 디자이너는 고인의 장례를 단순한 의례로 치르지 않고, 하나의 인생 이야기로 구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들의 핵심 임무는 고인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존중하고, 그 사람만의 삶의 궤적을 반영한 장례식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장례 절차는 일정한 틀과 관습에 따라 빠르게 진행되기 마련이지만, 웰빙 장례 디자이너가 주도하는 장례는 시간과 감정을 충분히 반영하는 과정을 중요시합니다.

먼저, 이들은 장례식 기획의 첫 단계에서 유족과 충분한 상담을 진행합니다. 상담을 통해 고인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방식으로 기려지길 원하는지를 파악합니다. 예를 들어, 음악을 사랑했던 고인이라면 생전에 자주 들었던 곡을 배경음악으로 설정하거나, 고인이 남긴 사진과 영상을 엮어 추모 영상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애도에서 벗어나, 고인을 생생히 기억하고 그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또한 웰빙 장례 디자이너는 장례 공간의 연출도 맡습니다. 전통적인 제단이나 흑백 위주의 장례식장이 아닌, 생화를 활용한 따뜻한 분위기 연출, 고인의 취향에 맞춘 색상과 소품 배치, 편안한 조명 등 시각적인 요소를 통해 ‘아름다운 이별’을 실현합니다. 이를 위해 플로리스트, 영상제작자, 음악 연출가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업하며 장례식을 준비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장례식 자체를 생전에 미리 기획해두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고인이 살아 있을 때 웰빙 장례 디자이너와 상담하여 자신의 장례를 직접 설계하는 방식인데, 이는 죽음을 통제 가능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현대인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경우, 고인의 성향이나 인생 철학이 장례식 전반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됩니다.

이처럼 웰빙 장례 디자이너는 단순한 장례 진행자가 아니라, 고인의 삶을 이해하고 그것을 아름다운 방식으로 마무리해주는 ‘인생 큐레이터’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들의 섬세한 손길을 통해 장례식은 슬픔의 자리가 아닌, 기억과 감동의 공간으로 변모합니다.

2. 전통 장례와 어떻게 다를까? 달라진 인식과 변화된 문화

전통적인 장례 문화는 대개 가족 중심, 의례 중심, 빠른 진행을 기본으로 합니다. 고인이 사망하면 곧바로 장례 절차가 시작되고, 3일장이라는 틀 안에서 통상적으로 정해진 방식의 예식이 치러집니다. 이는 오랜 시간 동안 사회적으로 구축되어 온 장례 관행이지만, 최근 몇 년간 이 패턴에 대한 비판과 대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전통 장례에서 느끼는 한계 중 하나는 ‘개별성의 부재’입니다. 고인이 누구였든, 어떤 삶을 살았든 장례의 방식은 대체로 비슷하게 흘러가며, 그 사람만의 인생 이야기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유족들은 바쁜 절차와 형식 속에서 진심 어린 애도의 시간을 갖기 어려워하며, 남는 것은 고단함과 허탈함뿐인 경우도 많습니다.

반면, 웰빙 장례는 장례 자체를 고인의 삶과 연결짓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예를 들어, 생전 자연을 좋아했던 고인을 위해 숲이나 공원에서 ‘야외 장례식’을 열기도 하고, 유골을 묻는 대신 생분해되는 캡슐에 담아 나무로 다시 태어나는 ‘생명 나무 장례’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런 방식은 고인의 가치관과 인생 철학을 상징적으로 반영함으로써, 남겨진 이들에게도 큰 위안을 줍니다.

또한, 웰빙 장례에서는 ‘애도’의 개념도 다르게 접근합니다. 과거의 장례가 고인을 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유족이 고인을 추억하고,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를 다짐하는 시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추모의 방식도 보다 다양해졌는데, 그림으로 기억을 남기거나 고인이 생전에 쓴 글을 전시하는 등 문화예술적 요소가 가미된 장례도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사람의 장례식만이 아니라, 장례 문화 전반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 유럽 등지에서도 ‘셀프 장례’, ‘비종교 장례’, ‘생전 유언장 기반 장례’ 등 다양한 형태가 확대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웰빙 장례 디자이너라는 전문가가 있습니다. 이들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꾀하며, 각 개인이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죽음이 더 이상 피하고 숨겨야 할 주제가 아니라, 삶의 일부로써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식의 확산을 의미합니다. 웰빙 장례 디자이너는 그 인식을 실현하는 실행자로서, 죽음을 삶의 연장선에서 마무리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3. 웰빙 장례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조건과 미래 전망

웰빙 장례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반드시 공식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분야는 전문성과 감성, 기획력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동시에 요구되는 직업이기 때문에, 단순한 호기심만으로 진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장례지도사 자격을 먼저 취득하거나, 장례 관련 업계에서 일정 기간 실무 경험을 쌓은 후, 웰빙 장례 전문 교육기관에서 별도의 연수를 받는 방식으로 이 직업에 진입합니다.

이 직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바로 ‘공감 능력’입니다. 장례식은 유족에게 가장 민감하고 감정적인 순간이기 때문에, 고인을 잃은 가족과 지인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헤아리고 배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고인의 삶을 분석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창의력과 기획력도 필요합니다. 디자인, 음악, 영상, 플로리스트리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대한 관심과 감각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국내에는 ‘웰다잉 지도사’ 자격과정, ‘삶과 죽음을 잇는 전문가 과정’ 등 웰빙 장례와 관련된 여러 전문 교육이 개설되어 있으며, 일부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도 관련 강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교육과정에서는 장례 예절뿐 아니라 심리 상담, 회고록 작성, 장례식 연출 등 폭넓은 지식과 기술을 다루게 됩니다.

미래 전망도 매우 긍정적입니다. 한국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으며, 웰다잉에 대한 관심은 매년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령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장례 수요도 늘어나고 있고, 기존 장례 문화의 한계를 인식한 사람들이 웰빙 장례로 눈을 돌리는 추세입니다. 이와 함께 1인 가구, 비혼 인구 증가 등 다양한 가족 형태가 확산되며, 보다 개별화된 장례 문화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 직업은 고정된 틀 없이 유연하게 자기만의 색깔을 입힐 수 있는 창의적 영역이 크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미술과 음악을 결합한 예술 장례 전문가로 활동하고, 어떤 사람은 심리상담 중심의 장례 코디네이터로 경력을 쌓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 가능합니다.

결국 웰빙 장례 디자이너는 단순한 직업이 아닌,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함께 써 내려가는 동반자이자 창작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이 일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는 깊은 책임감과 따뜻한 마음,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 가장 큰 자산이 됩니다.

결론

죽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여전히 조심스럽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웰빙 장례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통해 우리는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그 마지막을 더욱 의미 있게 마무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들은 단지 장례를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책임지는 삶의 기록자입니다.

웰빙 장례 디자이너가 만들어내는 장례식은 단지 한 사람을 보내는 절차가 아닌, 고인의 삶을 온전히 되새기고 그 사람을 기억할 수 있는 소중한 장입니다. 그것은 유족에게는 깊은 위로가 되고, 고인에게는 마지막 존엄이 됩니다. 삶의 끝을 준비한다는 것은 결코 슬픔만이 아닌, 또 다른 방식의 사랑이자 배려일 수 있다는 것을 이 직업은 말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사회는 점점 더 다양한 방식으로 죽음을 마주하고 준비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그 속에서 웰빙 장례 디자이너는 삶과 죽음을 잇는 다리로서, 우리 모두의 마지막을 더욱 아름답게 그려줄 존재가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