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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건축의 영원한 영광, 판테온의 역사와 의장

30땰 2025. 10. 17. 14:42

고대 로마의 건축미를 대표하는 걸작 중 하나인 판테온은 인류의 건축사에서 가장 완벽한 비례와 구조미를 자랑하는 건축물입니다. 판테온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어 ‘판(Pan, 모두)’과 ‘테온(Theon, 신)’의 합성어로, 모든 신에게 바친 신전을 의미합니다. 오늘날 판테온이라 하면 주로 로마의 판테온 신전을 가리키지만, 파리에도 위대한 인물들의 묘소로 쓰이는 판테온이 존재합니다. 이제 고대 로마의 판테온과 프랑스의 판테온이 어떤 역사와 의장적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인류 건축의 영원한 영광, 판테온의 역사와 의장
인류 건축의 영원한 영광, 판테온의 역사와 의장

1. 판테온의 명칭과 기원

판테온이라는 이름은 단어의 유래부터 그 상징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신에게 바친 신전’이라는 뜻은 곧 인류가 하늘과 땅의 모든 신성한 존재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한 마음의 표현이었습니다. 이러한 개념은 단순히 종교적 의미를 넘어, 인간이 자연과 우주에 대한 경외를 건축이라는 예술을 통해 구현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여러 신을 모시는 다신교 문화가 중심이었고, 로마는 이를 받아들여 더욱 확장된 형태의 신앙체계를 발전시켰습니다. 따라서 판테온은 단순히 한 신을 위한 사원이 아니라, 로마인들의 신앙과 사상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건축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로마의 판테온은 ‘모든 신의 집’이라는 철학적 의미와 더불어, 정치적 의미 또한 내포하고 있습니다. 황제는 신과 같은 존재로 여겨졌고, 모든 신들을 모시는 신전은 곧 제국의 통합과 권위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판테온은 로마 제국의 찬란한 문화와 건축 기술을 동시에 보여주는 기념비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2. 로마의 판테온 신전

로마의 판테온은 기원전 27년경, 아그리파(Agrippa)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처음에는 로마제국의 건립을 기념하고, 일곱 개의 별 즉, 행성신들에게 봉헌하기 위해 지어진 사원이었습니다. 그러나 화재로 인해 한 차례 소실된 후, 트라얀 황제 시대에 하드리안(Hadrian) 황제가 다시 재건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로 완성되었습니다. 이 건축물은 고대 로마 시대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특히 구조적인 완벽함과 예술적 조화를 모두 갖춘 점에서 높이 평가됩니다. 판테온의 천정 높이는 약 43.2미터에 달하며, 벽의 두께는 6.2미터로 매우 견고하게 설계되었습니다. 정면에는 여덟 개의 코린트식 기둥이 세워져 있으며, 각 기둥의 높이는 약 12.5미터에 달합니다. 이 웅장한 기둥들은 신전의 위엄과 균형미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내부는 돔 형태의 거대한 지붕으로 덮여 있는데, 그 지름 또한 43.2미터로 천정 높이와 완벽히 일치합니다. 돔의 정중앙에는 지름 8.3미터의 원형 개구부가 있어 자연광이 내부로 들어오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개구부는 ‘오쿨루스(Oculus)’라고 불리며, 신전 내부의 유일한 빛의 통로입니다. 이 빛은 시간에 따라 회전하듯 내부를 비추며, 신성함과 우주의 질서를 상징하는 역할을 합니다. 판테온은 구조적으로도 혁신적인 건축물이었습니다. 직사각형의 현관인 프로나오스(pronaos)와 원형의 주건물인 로툰다(rotunda)를 결합한 독창적인 설계로, 그 시대의 건축 기술 수준을 뛰어넘은 결과물이었습니다. 특히 돔의 설계는 아폴로 도로스(Apollo Doros)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이는 당시로서는 매우 대담하고 과학적인 시도로 평가됩니다. 이처럼 로마의 판테온은 예술성과 공학의 정점을 동시에 보여주는 인류의 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파리의 판테온

프랑스 파리의 판테온은 로마의 판테온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 건축물입니다. 원래 이 건물은 ‘성 주느비에브(Sainte-Geneviève)’ 성당으로 건립되었습니다. 프랑스의 국왕 루이 15세가 병에서 회복된 것을 감사하며 1757년에 건축을 시작했으며, 완공은 1790년에 이루어졌습니다. 건축가 자크 제르맹 수플로(Jacques-Germain Soufflot)가 설계를 맡았고, 신고전주의 양식의 대표작으로 평가받습니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이후 이 성당은 종교적 기능에서 벗어나 새로운 상징적 의미를 얻게 됩니다. 혁명 정부는 이 건물을 ‘국가의 위대한 인물들을 기리는 묘소’로 개조하고, 이름을 ‘판테온’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로써 파리의 판테온은 로마의 종교적 판테온이 신들을 모시는 신전이었다면, 프랑스의 판테온은 인간의 위업을 기리는 장소로 전환된 것입니다. 이곳에는 루소, 볼테르, 위고, 졸라, 퀴리 부인 등 프랑스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이 안장되어 있습니다. 건물의 외관은 고전 그리스 양식을 바탕으로 하되, 거대한 돔과 기둥의 비례를 통해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수플로는 로마 판테온의 구조적 아름다움을 계승하면서도, 프랑스적 정체성을 담은 신고전주의 미학을 반영했습니다. 오늘날 파리의 판테온은 단순한 묘소가 아니라, 프랑스 국민이 자국의 역사와 문화를 되새기며, 인류의 지성과 자유, 예술의 가치를 기리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판테온은 그리스의 언어에서 시작되어 로마의 신전으로, 그리고 파리의 국립묘로 이어지는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인류의 정신과 건축 예술을 상징하는 이름으로 남아 있습니다. 로마의 판테온은 신과 인간을 잇는 신성한 공간으로, 파리의 판테온은 인간의 지성과 업적을 기리는 공간으로 그 의미를 확장시켰습니다. 결국 판테온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시대를 초월해 인간이 신과 세계, 그리고 스스로를 어떻게 이해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문화적 기록이자 예술적 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